▲ 문화예술감성단체 여민이 기획한 ‘화통콘서트-옛 그림과 소통하는 즐거움’이 21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열린다. 김홍도 ‘무동(舞童)’과 신윤복 ‘미인도(美人圖)’ (사진제공: 국립극장)

국립극장서 ‘화통콘서트’
우리 노래·춤·음악 함께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눈앞에서 수탉과 암탉이 병아리들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실제가 아니라 그림 속 이야기다. 사실적인 표현으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품은 변상벽의 ‘수탉과 암탉’이다.

6명의 연주자가 나란히 앉아 각각의 악기를 들고 흥겨운 연주를 선사한다. 연주자 앞에는 무동이 다리를 들썩이며 어깨춤을 추고 있다. 이 또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아니다. 김홍도의 ‘무동’ 속 모습이다. 그림이지만 신명 나는 국악 한바탕을 함께 즐기고 있는 듯하다.

뽀얀 피부에 마른 상체, 치맛자락 끝으로 살짝 내민 수줍은 발, 그리고 저고리 장식과 끈을 붙잡고 있는 가녀린 손의 주인공이 내 앞에 있는 것 같다. 신윤복의 ‘미인도’ 역시 주름까지 세밀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옛 그림 속에 숨은 이야기와 함께 음악을 듣는 ‘화통콘서트-옛 그림과 소통하는 즐거움’ 무대가 21일 오후 4시, 8시에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펼쳐진다.

화통콘서트는 문화예술감성단체 여민에서 기획하고 지난 2011년부터 공연해온 기획공연이다. 다양한 테마와 시즌별, 계층별로 나눠 옛 그림과 우리 음악을 소개해오고 있다.

또한 이번에는 문화재청과 서울시 중구의 매칭으로 2014년 생생문화재사업 ‘시범사업 육성형’ 사업에 옛 그림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선정됐다. 이에 ‘옛 그림과 소통하는 즐거움’이란 타이틀로 새롭게 무대에 올리게 됐다.

이번 콘서트는 우리 옛 그림의 가치를 되살리고, 그림 읽는 법을 이해함과 동시에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해설과 함께 우리 노래, 춤, 음악이 어우러지는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첫 번째 테마 ‘옛 그림 참 이상도 하여라’에서는 우리 그림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테마로 교과서에 등장하거나 우리에게 낯익은 그림의 숨겨진 속 이야기를 듣는다.

김홍도의 ‘무동(舞童)’, 정선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등의 그림과 함께 창작초연곡이 국악실내악으로 연주된다.

두 번째 테마 ‘꽃은 속삭이고 동물은 노래하네’에서는 그림 속에 등장하는 자연과 동물들을 만나는 시간이다.

변상벽 ‘수탉과 암탉’ 그림과 함께 해금 연주로 듣는 ‘계명곡(鷄鳴曲)’에 이어 김홍도 ‘황묘농접(黃猫弄蝶)’, 심사정 ‘봉접귀비(蜂蝶貴妃)’ 등의 그림과 우리 춤사위도 국악실내악과 함께 곁들여진다. 특히 판소리 ‘수궁가(水宮歌)’를 들으며 관객들이 직접 토끼를 그려보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 문화예술감성단체 여민이 기획한 ‘화통콘서트-옛 그림과 소통하는 즐거움’이 21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열린다. 변상벽 ‘수탉과 암탉’ (사진제공: 국립극장)

마지막 테마인 ‘봄날의 상사는 말려도 핀다’에서는 우리 그림 속 남녀 사이의 애정묘사와 그 속에 숨은 속뜻을 찾아보는 테마로 신윤복의 ‘미인도(美人圖)’를 그대로 복원 연출하는 퍼포먼스 및 신윤복의 ‘춘색만원(春色滿園)’ ‘월하정인(月下情人)’ 등의 그림에 담긴 뜻을 살피며 새로운 창작곡들도 함께 선보인다.

또한 미술평론가 손철주가 그림해설을, 국악실내악 ‘여민(與民)’이 창작곡과 기성곡을 함께 연주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첫 무대부터 일반 시민들과 함께한다. 전통성악의 한 갈래인 ‘정가(正歌)’ 중 시조를 노래로 하는 시조창을 지역주민들이 직접 배우고 익혀 함께 무대에 오른다.

공개 모집된 20명의 시민이 지난 10월 4일부터 시조창 연습을 함께하고 있다. 또한 8일, 15일 총 2회에 걸쳐 ‘옛 그림 속 문화유산과 소통하기-초등·중등 학생 연극놀이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